주유소 폭리 근절 (원가 공개, 부당이득 환수, 기습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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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유소 앞을 지날 때마다 전광판 숫자만 봐도 한숨이 나오지 않으셨나요? 저도 지난주 출근길에 동네 주유소 지나가다가 리터당 200원 넘게 오른 가격표를 보고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중동에서 전쟁 날지도 모른다는 뉴스 한 줄 나온 직후였는데, 아직 비싸게 산 기름이 우리나라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이런 얍삽한 가격 인상에 대해 초강수 대책 5가지를 쏟아냈습니다. "돈이 마귀라지만 너무 심하다"며 일침을 가하고, 부당이득은 100% 환수하겠다는 칼날 같은 발표였습니다.
올릴 땐 빛의 속도, 내릴 땐 거북이 속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뉴스에 나오자마자 주유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가격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아직 정유사가 비싼 원유를 수입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걸 전문 용어로 '예상 가격 선반영(Anticipatory Pricing)'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앞으로 오를 것 같으니까 미리 올려버리는 꼼수입니다.
문제는 가격이 내릴 때입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주유소들은 "기존 재고가 남아서 당장 내릴 수 없다"는 핑계를 댑니다. 오를 땐 LTE급 속도인데 내릴 땐 2G도 아니고 거북이 수준이죠. 이런 비대칭적 가격 조정 행태는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저도 차를 끌고 나가는 게 겁날 정도로 기름값 부담이 커졌으니, 다른 분들은 오죽하시겠습니까.
이번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이런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위기 상황을 악용한 바가지요금"이라고 규정하면서, 국민들은 사재기도 하지 않을 만큼 시민의식이 높은데 공동체의 위기를 이용해 돈을 축적하려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정부가 이렇게 강하게 나온 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부당이득 100% 환수, 원가 공개 사이트 구축
이번 대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물가안정법에 따라 지역별·유종별로 판매 가격 상한선, 즉 최고가격(Price Ceiling)을 법으로 정해버리는 겁니다. 최고가격이란 정부가 정한 가격 이상으로는 절대 팔 수 없도록 강제하는 제도로, 전시나 재난 상황에서 폭리를 막기 위해 사용됩니다. 만약 이 선을 넘어서 폭리를 취하면 부당하게 얻은 이익 전액을 과징금으로 국고에 환수한다고 밝혔습니다.
둘째,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얼마에 떼오는지 그 매입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비교 사이트를 신속히 구축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주유소가 실제로 얼마에 기름을 사오는지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이 심했던 거죠. 이 말은 판매자는 원가를 알지만 소비자는 모르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제 정부가 이 정보를 공개하겠다니, 주유소 입장에서는 마진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제 생각엔 이 원가 공개 정책이 가장 실효성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시장의 자정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유소마다 물류비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가 다른데 단순히 매입가만 공개하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변수들도 함께 공개하면 더 투명해질 거라고 봅니다.
가짜 석유·담합 혐의에 철퇴, 핀포인트 제재 법안 신설
대통령은 3월 6일부터 범부처 합동 점검단이 매월 2,000회 이상 예고 없는 기습 단속을 벌인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가짜 석유를 판매하거나 정량 미달로 소비자를 속이는 악질 주유소에 대해서는 1~2개월 영업정지가 아니라 아예 사업 취소로 장사를 못 하게 만들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건 정말 강력한 처방입니다.
현재 법 체계에서는 여러 주유소가 짜고 치는 담합(Collusion)이 아니면 개별 주유소가 비싸게 파는 것만으로는 제재하기 어렵습니다. 담합이란 경쟁 업체들이 서로 짜고 가격을 높게 유지하기로 합의하는 불법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대통령은 개별 주유소가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행위 자체를 '핀포인트'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당장 만들라고 특별 지시했습니다. 이게 통과되면 혼자서 폭리를 취하는 주유소도 바로 타격을 받게 됩니다.
또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지역을 1차 타깃으로 삼아 공정거래위원회 지역 사무소가 총동원되어 담합 조사를 즉각 시작한다고 합니다. 공정위가 움직이면 과거 사례를 봐도 꽤 강력한 제재가 나오는 편이니, 주유소 업주들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 기습 단속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되길 바랍니다. 처음 몇 달은 조용하다가 나중에 또 슬슬 가격 올리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요.
실효성 있는 집행이 관건
이번 대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물가안정법에 따른 최고가격 지정 및 부당이득 100% 환수
- 주유소 매입 원가 전면 공개 비교 사이트 구축
- 가짜 석유·정량 미달 주유소에 대한 사업 취소 등 강력 처벌
- 개별 주유소 폭리 행위를 제재할 핀포인트 법안 신설
- 폭등 지역 담합 혐의에 대한 공정위 신속 조사
이 다섯 가지 조치는 단기 처방과 중장기 제도 개선이 균형 있게 섞여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합니다. 다만 실효성은 결국 집행에 달려 있습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단속이 지속 가능한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하며, 과징금과 사업 취소 같은 강력한 행정 처분이 실제로 집행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일부에서는 "주유소 마진만 깎으면 영세 주유소가 더 어려워진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공감합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을 악용해 소비자 등골을 빼먹는 것과 정상적인 마진을 유지하는 건 분명히 다른 문제입니다. 정부가 이 경계를 명확히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저는 내일 출근길에 동네 주유소 가격표를 유심히 볼 생각입니다. 이번 발표 이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정책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첫 번째 신호탄이 될 테니까요. 국가적 위기를 틈타 서민 지갑을 터는 얌체 상술이 이번 기회에 싹 뿌리 뽑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정부의 칼날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공정한 에너지 유통 질서를 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합니다.
--- 참고: https://blog.naver.com/sanee-/22420568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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